성수동 힙스터의 스타트업 이야기

글로벌 기업이 일본 핀테크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본문

Ⅰ. 스타트업·비즈니스 트렌드/일본 시장 정보

글로벌 기업이 일본 핀테크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성수동 힙스터 2021. 9. 1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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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이 일본 핀테크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출처 : NIKKEI ASIA (https://asia.nikkei.com/)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잇따른 일본 핀테크 스타트업 인수 합병(M&A) 소식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9월, 세계 최대 간편 결제 기업 페이팔(Paypal)이 일본의 핀테크 스타트업 '페이디(Paidy)'를 27억 달러(약 3조 1680억 원)에 인수하고 일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이디(Paidy)는 '스타트업 불모지'로 불리는 일본에 몇 개 없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기업) 가운데 하나로, 후불 결제 시스템(BNPL)을 제공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 선구매·후지불(Buy Now Pay Later, BNPL) : 결제업체가 소비자 대신 먼저 물건값을 지불하고 소비자는 구매 후 일정 기간에 걸쳐 결제업체에 대금을 분할 납부하는 서비스. MZ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수요가 확장하고 있는 분야다. )


현재 페이디는 현재 6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아마존 재팬, 라쿠텐 등 전자 상거래 사이트에서 이용할 수 있다. 페이디 가입자는 온라인 쇼핑 후 결제수단으로 페이디를 선택하고, 개인정보를 입력한 뒤 전송된 인증번호만 입력하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는 물건을 먼저 받은 뒤 나중에 페이디에 입금하면 된다. 페이디는 지난 3월 1,380억 엔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기업가치를 13억 달러(약 1조 5210억 원)로 평가받아 유니콘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페이팔은 글로벌 기업답게 화끈하게 현금으로 페이디를 인수하고 일본 핀테크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일본 핀테크 시장에 뛰어든 게 페이팔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난 7월 구글은 일본의 스마트폰 간편 결제 기업인 ‘프링(Pring)’을 약 200~300억 엔 규모에 인수하고 2022년을 목표로 일본 내 송금ㆍ결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2016년부터 일본 간편 결제 시장에 진출해 애플 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교통카드 '스이카'와 '파스모'와 연동해 애플 페이로 충전 및 결제도 가능해졌다. 


아쉬울 것 없을 것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도대체 왜 변화와 혁신에 보수적인 걸로 유명한 일본 시장을 탐내는 걸까?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홀려버린(?) 일본 핀테크 시장의 매력에 대해 파헤쳐보자.

  < 목 차 >

1. 일본인의 남다른 현금 사랑

2. 코로나19가 일본 핀테크 시장에 불러온 변화

3. 글로벌 기업이 잇따라 일본 핀테크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
 1) 일본 핀테크 시장의 성장 가능성
 2) IT 도입에 뒤쳐지는 일본 금융기관들
 3) 시장을 압도하는 게임 체인저의 부재 

 

1. 일본인의 남다른 현금 사랑


일본 여행을 갔다가 카드 결제가 안된다는 곳이 생각보다 많아서 당황했던 경험을 가진 분들이 꽤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 간편 결제의 빠른 보급으로 지갑은커녕 카드 한 장 안 들고 다녀도 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현금 위주 결제 문화가 고착화돼 그동안 신용카드와 간편 결제 보급이 더딘 나라였다.


일본인들이 현금을 선호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현금보다 안전한 자산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이 가장 크다. 자연재해가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재난 발생으로 전산망이 끊기면 현금을 제외한 나머지 결제수단이 무용지물이 될 위험이 있고, 개인 정보 유출이 우려되는 인터넷 뱅킹 이용이나 전자결제가 못 미덥기도 하고, 은행 이자가 0%대로 너무 낮아서 예금해봤자 이자도 안 나오기 때문에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일본도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캐시리스 결제 비율이 점차 증가하긴 했지만, 지금으로부터 불과 2년 전인 2019년에도 캐시리스 비율이 26.5%에 불과했다.(이 말은 즉슨, 아직 일본 전체 금융 거래의 73.5%는 현금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스고이 데스네...)

자료 : BIS, 일본은행, 일본 신용카드협회자료, 내각부



일본 소비자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일본 전체 캐시리스 결제 비율이 30%에 못 미쳐 70~90%에 달하는 한국과 중국을 여전히 크게 밑도는 상황이다.

현금을 너무 사랑하는 국민성 덕분에(?) 본의 아니게 '핀테크 블루오션'으로 남아있게 된 것이다.
(코로나 청정지역은 아니지만 핀테크 청정지역...)

글로벌 기업들이 군침을 흘릴 만도 하다.

 

2. 코로나19가 일본 핀테크 시장에 불러온 변화


그런데 영원할 것 같던 일본의 현금 선호 문화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출처 : 뉴시스(https://www.news1.kr/articles/?4296262)



일본 정부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위생적이지 못한' 현금 사용 자제를 권장했기 때문이다.!!?

이건 기자분께서 살짝 어그로를 끄신 것 같고,
사실 일본 정부는 2018년 4월 '캐시리스 비전'을 발표해 2025년까지 캐시리스 결제율을 4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이전부터 노력해왔다. 정부에서 현금 사용률을 낮추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현금은 신용카드 등 기타 전자화폐에 비교해 사용 경로를 추적하기가 어려우므로 정부의 입장에서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과 수고가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인의 못 말리는 현금 사랑으로 그동안 별다른 진전이 없어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내 생각엔 일본 정부에서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이참에 캐시리스 결제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교묘한' 전략을 내세운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일본 정부의 '교묘한' 전략이 통했는지 모르겠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실제 일본 내 인터넷뱅킹, 간편 결제 등 비현금 결제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일본 총무성의 가계 소비 상황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쇼핑을 이용하는 일본 소비자 세대 비율은 2020년 5월 무려 51%(!!!!)로 처음으로 과반수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가 보편화되고, 집콕 소비 증가로 E-커머스가 확대되면서
그에 따라 QR 페이, 신용카드를 비롯한 각종 다양한 전자 결제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다.

'페이페이(PayPay)'를 비롯해 '라인 페이', '라쿠텐 페이' 등 각종 QR코드 결제 서비스가 등장하고,
원래는 교통카드 기능에 충실하던 '스이카(Suica)', '파스모(Pasmo)'가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고,
글로벌 기업까지 가세해서 애플 페이, 구글 페이까지 참전하는 등... 일본은 지금 간편 결제 춘추전국시대다.

출처 : Future Stride(Softbank사 비즈니스 WEB 매거진)

 

 

자 이제 본론 들어간다.

 

3. 글로벌 기업이 잇따라 일본 핀테크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


최근 일본의 간편 결제 시장에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참전해
레드오션화 되어 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일본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1) 일본 핀테크 시장의 성장 가능성

첫 번째, 일본 핀테크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유럽, 싱가포르 등 금융 선진국의 핀테크 시장은 이제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일본의 핀테크 시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일본은 폐쇄적인 금융 구조와 기업 경영진의 IT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인해 주요 선진국에 비해 핀테크 산업의 발달이 비교적 늦었다. 일본 내에서 '핀테크(FinTech)'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기 시작한 것도 2013~2015년으로 몇 년 전에 불과하다. 뒤늦게 핀테크의 중요성을 인지한 일본 정부는 핀테크 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해  핀테크 기업 대상 출자 규제 완화, 개인정보의 활용 제한 범위 완화, 결제업체의 라이선스 취득 간소화 등 각종 핀테크 규제 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일본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핀테크 스타트업과의 업무 제휴, 실증 프로젝트, 전략적 투자 등 오픈 이노베이션이 확대되면서 핀테크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핀테크 시장은 2018년 이후 급격히 성장하고 있으며, 2022년까지 약 110억 US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핀테크 산업에 대한 일본 기업의 투자가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타 주요 선진국의 핀테크 투자 성장률이 2015년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는 데 반해, 일본은 2016년 이후도 슈퍼 파워 로켓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일본답지 않게 왜 이러냐...)

자료 : 야노경제연구소, CB Insight


2) IT 도입에 뒤쳐지는 일본 금융기관들


두 번째, 일본은행의 아날로그 금융 서비스에는 개선의 여지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일본 시중은행을 한 번이라도 이용해본 한국인이라면
아마 고구마 1,000개쯤 먹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일본 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있지만, 
크게 다음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i) 취약한 IT시스템

최근 일본 3대 대형 은행 중 하나인 미즈호 은행에서 2021년에만 전산 장애가 6번이나 발생해 모든 금융 서비스가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이었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아무리 그래도 반년 동안 6번이라니 해도 해도 너무하다.
미즈호뿐만 아니라 다른 일본 시중은행 시스템에 도입된 IT시스템도 취약하긴 매한가지다. 
일본의 3대 대형 은행 중 한 곳에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지인의 말에 따르면, 1959년에 개발된 프로그래밍 언어 '
코볼(Cobol)'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미즈오 은행의 전산 장애 뉴스

 

ii) 말도 안 되게 비싼 송금 수수료 

일본 은행은 송금 수수료가 말도 안 되게 비싸다. 일본 미즈호 은행의 경우(또 미즈호 은행을 예로 들어 좀 그렇지만), 3만 엔(약 30만 원) 이상 타행 송금 시 창구 기준 송금 수수료가 무려 880엔으로 거의 만 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물론 인터넷이나 모바일 뱅킹으로 송금하면 좀 더 저렴해지긴 하지만, 그래도 타행 송금 1회당 최소 320엔, 한국 돈으로 3,500원은 내야 한다. 말이 3,500원이지 세상에서 제일 아까운 게 은행 송금 수수료인데... 송금도 함부로 못하겠다.

미즈호 은행을 까는 건 아니지만(사실 맞다) 여기는 같은 은행 계좌끼리 돈을 주고받을 때도 수수료가 붙는다.
예를 들어 미즈호 은행 A지점에서 B지점으로 3만 엔을 송금하고 싶다면, 창구 기준 송금 수수료를 660엔(약 7천 원)이나  내야 한다.

일본은행은 금리가 너무 낮다 보니 수수료로 장사를 하나보다. 

 

iii) 사용자 비친화적인 인터넷/모바일 뱅킹

우리나라 은행의 모바일 뱅킹은 그래도 최근 많이 사용자 친화적으로 바뀌었지만, 
일본은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UI가 상당히 보기 불편하다. 
그리고 접속 상태도 상당히 불안정해서 잔액 조회가 안될 때로 종종 있다.

(좌측) 미즈호은행&amp;amp;nbsp; / (우측)미쓰비시 UFJ은행&amp;amp;nbsp;

또 미즈호 은행 이야기를 꺼내서 미안하지만, 
친구 중에 미즈호 은행 이용자가 있는데, 모바일 뱅킹에 접속해서 잔액을 확인하려고 하면
앱에서 웹 브라우저 Safari로 자동적으로 이동된다고 한다.
앱 상에서 잔액 조회가 안돼서 웹 브라우저로 이동된다니... 충격적이다.   


이 외에도 아직 은행 방문 시에는 인감도장과 통장이 필수인 것 하며, 외국인은 신용카드나 비대면 송금 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점 등등 사용자로서(특히 외국인이라면 더욱더) 불편한 점이 상당히 많다. 

 

3) 시장을 압도하는 게임 체인저의 부재

마지막으로, 아직 시장을 압도하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간편 결제 시장만 봐도 워낙 짧은 기간에 다양한 서비스가 쏟아지다 보니
공급자들이 수수료 할인 출혈 경쟁을 펼치며 서로 세력 다툼하기 바쁘다. 
소비자들은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뭘 선택해야 할지 고민스러운 상황이다.
가까운 예로 집 앞 편의점에만 가도 사용 가능한 전자 화폐 종류가 30가지가 넘는다.

일본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사용 가능한 전자 화폐 종류...후덜덜..

한국은 삼성 페이만 있으면 깡시골을 제외한 전국 거의 모든 곳에서 결제가 가능한 반면,
일본에서는 가게마다 사용 가능한 QR페이 종류가 다 다르다.
어떤 곳은 PayPay만 되고 라인 페이는 안되며,
어떤 곳은 라인 페이는 되는데 라쿠텐 페이는 안되고... 아주 난장판이다.
그렇다고 모든 종류의 QR페이 어플을 다 깔기엔 핸드폰의 용량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다.

용량이 남아나질 않는 모습

 


일본의 핀테크 시장은 문제(라고 쓰고 '기회'라고 읽는다)가 사방팔방에 존재하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시장이다.

이 매력적인 시장을 귀신같이 캐치한 글로벌 기업들이 지금 일본으로 몰려들고 있다. 세계 유수 글로벌 기업들이 일본 시장에 앞다퉈 진입하고 있지만,
한국 스타트업에게 있어서도 일본 핀테크 시장은 개척할 여지가 많은 기회의 땅이다.

다행히 최근 일본 금융기관에서 본인들의 결핍을 드디어 인지했는지 
스타트업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나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스타트업과의 협업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일본 금융시장이 가진 이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부디 일본 핀테크 시장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려 보길 바란다.


※ 참고: 일본 시중 은행의 오픈 이노베이션 홈페이지

1)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의 Innovation Hub
https://innovation.mufg.jp/

 

MUFG Innovation Hub

MUFGイノベーションハブは、フィンテックや先端テクノロジーに関する情報をお届けする三菱UFJフィナンシャル・グループのオープンイノベーションメディアです。

innovation.mufg.jp

 

2) 미쓰이 스미토모 파이낸셜 그룹의 hoops link tokyo
https://hoops-link-tokyo.com/

 

hoops link tokyo

くぐると何かにつながる「輪」 SMBCグループの、オープンイノベーション拠点hoops link tokyo。 ここは、いつの時代も、新しいエネルギーにあふれる、渋谷の街にあり、スタートアップ・自治体

hoops-link-tokyo.com

 

3)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의 M's Salon 
https://www.mizuhobank.co.jp/corporate/b_support/ms_salon/special/index.html

 

イノベーション企業支援『M's Salon』スペシャルサイト

M’s Salonは、みずほフィナンシャルグループが持つ、ネットワーク、金融サービス提供力、コンサルティング力をフル活用して、未来を創造するStartup企業(イノベーション企業)を全力でサ

www.mizuhobank.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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