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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 일본 F&B업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 본문

Ⅰ. 스타트업·비즈니스 트렌드/일본 시장 정보

[현장 리포트] 일본 F&B업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

성수동 힙스터 2022. 3. 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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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 일본 F&B업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

한국 라면 코너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대 초반, 내가 일본에서 대학 다니던 시절만 해도 일본 내 한국에 대한 인식이 지금처럼 좋지는 않았다.
당시에도 한류 열풍이니 뭐니 해서 우리나라 미디어나 매스컴에서는 신나게 떠들어댔지만, 실제로 내가 만난 일본 사람들 중 대부분은 한국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물론 한국 드라마나 K-Pop 등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소수에 불과했다.(적어도 내 주변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주재원으로 일본에서 파견 와서 살고 있는 지금, 예전에 비해 한국에 대한 인식이 정말 많이 좋아졌음을 몸소 실감하고 있다.
K-Pop, 한국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를 비롯해 한국식 패션, 한국 화장품과 같은 한국 소비재도 일본 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본 F&B업계 내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이 심상치 않다.
동네 편의점만 가도 한국 식품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집 근처 대형 마트에 가면 목 좋은 곳에 한국 음식 코너가 커다랗게 마련되어 있다. 심지어 예전엔 일본 친구들이 지저분한 동네라고 놀러 가기 꺼려했던 한인 동네 '신오쿠보'도, 요즘 일본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신오쿠보에 가면 한국식 술집과 한국 음식점 앞에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일본인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최근 일본 F&B 내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의 현장을 직접 전해드리려고 한다.

< 목 차 >

1. 일본 식품업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
1) 한국 식품
2) 한국 주류
3) 한국식 치킨

2. 요약정리

 

1. 일본 식품업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

 

1) 한국 식품

 

한국 라면

일본 돈키호테에 있는 한국 라면 코너&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nbsp;

우선 일본에서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는 한국 식품으로는 인스턴트 라면을 꼽을 수 있다.
예전에는 신라면이나 틈새라면 정도만 편의점에서 간간이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일본 편의점, 대형 마트, 고급 식료품점 등등 어딜 가도 온갖 다양한 종류의 한국 라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불닭 볶음면, 까르보 불닭, 팔도 비빔면, 짜파게티 등등...)
판매 가격도 한국보다 10~20% 높은 수준으로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한국 과자

일본 돈키호테에 있는 한국 과자 코너

일본은 과자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과자 종류가 굉장히 다양한 편이다. 예전에만 해도 한국 제과 회사들이 일본 과자를 수입해서 벤치마킹을 했었다. (새우깡, 꼬깔콘, 홈런볼, 칸쵸 등등 우리가 국민 과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들도 사실 일본 과자를 벤치마킹했다는 사실...)
그러나 이제는 한국 과자가 일본으로 수출되어 일본 제과 코너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주로 일본 제과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한국 오리지널 과자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 한국 과자로는 크라운제과의 버터와플, 오리온 촉촉한 초코칩, 떡볶이 과자,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해태 고소미, HBAF 아몬드 시리즈 등이 있다. (참고로 내 주변 일본 친구들은 크라운제과의 버터와플과 해태 고소미를 굉장히 좋아했다.)

한국 양념류

불과 5년 전만 해도 일본에서 한국 양념을 찾아보기 힘들어 부모님께 EMS로 부탁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일본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도 고추장, 쌈장 등의 한국 양념을 찾아볼 수 있다. (위의 사진은 CJ 비비고에서 나온 해찬들 쌈장과 고추장이다.)
본문에서 다룬 라면, 과자, 양념류 외에도 냉동 만두, 떡볶이, 간편식 등 웬만한 한국 조리 식품은 대부분 구할 수 있다. CJ 비비고에서 공격적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해주신 덕분에(?) 일본에서 구할 수 있는 한국 식품 종류가 굉장히 다양해졌다. 내가 살고 있는 집 근처 마트에도 가장 목 좋은 곳에 한국 식품 코너가 위치해 있을 정도로 한국 식품의 인기가 높다.

2) 한국 주류

 

한국 주류(K-알코올)

일본 마트에서 목 좋은 곳에 위치한 K-알코올

소주나 막걸리 등 한국 주류도 일본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특히 참이슬은 요즘 안 파는 곳이 없을 정도로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다. 가격도 한 병에 300엔(한화 약 3천 원) 내외로 한국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일본 마트에 가면 한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종류의 과일 소주가 구비되어 있는데, 이는 달달한 술을 좋아하는 일본인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일본 마트가 과일 소주 종류가 더 많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국순당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nbsp;


최근 일본에서는 국순당에서 출시한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가 일본 SNS에서 큰 인기를 끌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병에 약 900엔(9천 원~1만 원) 정도로 가격이 꽤 비싼 편인데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불티나게 팔린다. 일본의 인기 식료품 체인점 '칼디(KALDI)'에서 뽑은 2021년 가장 많이 팔린 제품 TOP5 안에 들었을 정도다. 1000억 마리의 유산균을 함유해 미용과 건강에 좋다는 점강력 어필한 것이 일본 소비자에게 먹힌 것으로 분석된다. (참고로 일본 소비자들은 유산균, 단백질, 콜라겐 등등 미용·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다.)
기존의 일본에서 판매되는 한국 막걸리보다 가볍고 산뜻한 데다 목 넘김이 좋아 막걸리에 익숙지 않은 일반적인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아마존 재팬, 라쿠텐 시장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평균 평점 4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필자도 시음을 해봤는데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먹어본 막걸리 중 TOP3 안에 들 정도로 맛있었다.)
여담으로 주변 한국인 친구 중 한 명은 이 막걸리를 사 먹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내가 가질 수 있는 '1000억'이라는 숫자는 유산균뿐이니까..." (오열)

 

3) 한국 치킨

 

한국 치킨 (한국 오리지널 브랜드)

고추바사삭과 굽네 볼케이노 반반 (한인타운 신오쿠보에 위치한 굽네치킨)


'굽네치킨'이나 'BBQ치킨'같은 한국 오리지널 치킨 프랜차이즈도 일본에 진출해 있긴 하지만, 일본 사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있다. (실제로 주변 일본인 친구들 중에 한국 오리지널 치킨을 시켜먹는 친구를 본 적이 없다.. 또르르..)
한국 치킨 브랜드가 고전을 하고 있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치킨에 대한 한·일 소비자 간 인식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일본 사람들은 주로 KFC나 편의점에서 조각 치킨을 사 먹는 것에 익숙하다 보니 양이 많은 한국식 치킨을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

몇 년 전 한국 여행을 온 일본 친구들과 한강에 놀러 갔을 때 교촌치킨 한 마리를 시킨 적이 있는데,
치킨 양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심지어 나 포함 4명이었음에도 치킨 한 마리를 다 못 먹어치워서 남겼더랬다. (교촌시킨이면 내 기준에선 양이 적은 편에 속하는 데...)
심지어 가격도 치킨 한 마리 기준 2000엔 대 후반(3만 원 정도)으로 저렴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그다지 인기를 끌진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장도 주로 한인타운이 위치한 신오쿠보나 신주쿠 근처에 매장이 밀집되어 있다.
한국 오리지널 치킨 브랜드는 일본 시장에서 크게 선전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일본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살짝 어레인지를 가미한 한국식 치킨의 경우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양념 치킨'이다.


◆ 양념 치킨(ヤンニョムチキン)

비비고에서 출시한 양념치킨&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nbsp;

일본 치킨업계의 한류 열풍의 주인공은 단연 '양념 치킨'이다. 정확히 말하면 치킨업계가 아닌 '반찬 업계'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사람들은 KFC를 제외하고는 치킨(가라아게)을 단독으로 먹는 게 아니라 주로 밥반찬으로 많이 먹는다. 일반적으로 가라아게는 소금이나 후추 간을 쳐서 먹는 경우가 많은 데, 매콤 달콤 양념 맛을 자랑하는 한국식 '양념 치킨'이 일본 가라아게 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이다.

밥 반찬으로 사랑받는 양념치킨

일본 F&B 업계에서도 앞다퉈 일본인 입맛에 맞게 현지화한 양념치킨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덜 맵고 더 달게)
일본 소비자 취향에 맞게 현지화된 '양념치킨'은 최근 일본인의 도시락 반찬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일본 편의점이나 마트에 가면 양념 치킨이 반찬 코너에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국식 치킨 (일본 브랜드)

일본에서 인기 있는 치킨 브랜드 '크리스피 치킨&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토마토'


한국 오리지널 치킨 브랜드가 일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일본발 '한국식' 치킨 브랜드 중에 배달 서비스를 중심으로 꽤나 선전하고 있는 곳도 있다. 일본에서 인기 있는 한국식 치킨 브랜드 중 대표적인 예로 '크리스피 치킨 & 토마토'를 들 수 있다. 한국에는 없는 일본의 치킨 프랜차이즈로, 푸드 딜리버리 위주로 영업을 전개하는 곳이다.

크리스피 치킨&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토마토 메뉴

메뉴는 한국 치킨과 비슷하나, 뼈 있는 치킨을 먹는 것에 익숙지 않은 일본 소비자의 입맛을 고려해 순살만 판매한다. 가격은 배달 기준으로 3000엔대(3만 원대), 테이크아웃 또는 매장 이용 기준 2000엔 중반대(2만 원대)로 저렴한 편은 아니다.
일본의 경우, 배달 가격과 테이크아웃·매장 이용 가격 차이가 상당히 큰 편인데, 이는 음식점 점주가 배달 수수료의 일부를 음식 가격에 전가시키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배달 앱 우버 이츠(Uber Eats)의 점주 부담 수수료는 매출액의 무려 35%나 된다. (양아취..?) 따라서 수수료 부담이 큰 음식점 점주가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소비자가 배달 대행 수수료만 부담하지만, 일본 소비자는 배달 대행 수수료와 음식점에 부과되는 수수료 일부를 같이 부담하는 셈이다.
한국 오리지널 치킨 브랜드보다 치킨 맛이 뛰어나거나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지만, 수도권 내 매장 수가 많다 보니, 신주쿠나 신오쿠보 등 일부 지역에만 매장을 보유한 한국 치킨 브랜드에 비해 배달에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일본에서는 음식 배달을 오토바이가 아닌 자전거로 하기 때문에, 배달 가능 범위가 상당히 제한적이므로 매장 수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크리스피 치킨&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amp;토마토 매장 분포도(출처: 구글맵)

2. 요약정리


최근 일본 F&B 내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의 현장을 간단히 요약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한국 식품

인스턴트 라면, 한국 과자, 양념류를 비롯해 냉동식품과 간편 조리식품에 이르기까지 웬만한 한국 식품은 이제 일본 편의점과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특히 냉동식품 간편 조리식품 부문에서 CJ 비비고의 활약이 돋보인다.

2) 한국 주류

미용·건강에 좋은 유산균을 다량 함유한 국순당의 유산균 막걸리가 최근 일본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3) 한국식 치킨

굽네치킨, BBQ 등 오리지널 한국 치킨보다는 일본 소비자 입맛에 맞게 현지화한 밥 반찬용 양념 치킨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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