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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스타트업·비즈니스 트렌드

한국 요소수 대란의 원인과 '제2의 요소수 사태'를 막으려면

성수동 힙스터 2021. 11. 1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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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요소수 대란의 원인과 '제2의 요소수 사태'를 막으려면

출처: 연합뉴스 


지금 우리나라는 요소수 부족 사태로 국가 전체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화물차량에 들어가는 요소수가 부족해지자 물류대란 우려뿐만 아니라 청소차, 구급차 등 공공부문까지로 사회 전반에 파장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요소수가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난리인지, 그리고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우리나라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건지, 그 원인을 살펴보자. 마지막으로 이번 요소수 대란을 교훈 삼아 '제2의 요소수 사태'를 막으려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보도록 하자.

< 목 차 >

1. 요소수가 도대체 뭔데?
1) 요소수란?
2) 요소수의 역할

2. 요소수 부족 사태의 원인

3. 유독 한국에서 요소수 부족 문제가 심각한 이유
1) 높은 디젤차(경유차) 비중
2) 100%에 가까운 대 중국 수입 의존도
3) 극 효율 지상주의가 낳은 폐해

4. 제2의 요소수 대란을 막으려면

1. 요소수가 도대체 뭔데?

 

1) 요소수(尿水)란?

요소수는 물에 요소(尿素, urea) 성분을 혼합해서 만든 것으로 '우레아수(암모니아 수용액)'라고도 불린다. 요소석탄 또는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암모니아를 정제해서 만든 화학물질이다. 이 요소를 증류수에 녹여 만든 것이 바로 요소수다.

요소수는 주로 디젤 차량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정화하는데 쓰인다. 질소와 산소가 결합된 화합물인 질소 산화물은 미세먼지를 유발하고 비에 섞여 내리면 토양을 오염시킨다. 따라서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촉매를 통해 질소산화물을 화학 분해하는 SCR(Selective Catalyst Reduction, 선택적 촉매 감소 기술)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 SCR의 핵심이 '요소수'인 것이다.

사진출처: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2) 요소수의 역할

화물차 등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가 통과하는 곳에 요소수를 분사하면 디젤 차량이 내뿜는 대기오염의 주범 '질소산화물'이 (H2O)질소(N2)로 환원되어 대기로 배출된다.

2013년 유럽연합(EU)이 배출가스 규제 '유로 6'을 도입하고, 2014년 국내에도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디젤 차량에 SCR 장착이 의무화됐다. 디젤차는 1000km 주행 시 약 1L의 요소수가 필요하다. 요소수가 떨어지면 경고등이 뜨며, 차종에 따라서는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는 차량도 있다. 경고등을 무시하고 주행을 지속하면 디젤 차량 내부 중요기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요소수는 물류, 운송 등 사회 인프라 유지를 위한 필수 원자재이기 때문에 전 세계 각국에서는 요소수의 원료인 암모니아를 확보하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 요소수 부족 사태의 원인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

우리나라에서 요소수 부족 사태가 발발하게 된 1차적 원인은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에 있다.

최근 중국에서 석탄 부족이 심각해져 요소의 원료인 암모니아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다. 중국 정부는 석탄 공급 부족이 심각해지자 중국 내 수요를 최우선으로 충족시키기 위해 지난 10월 15일 요소 수출 제한 조치를 취했다.

중국의 석탄 부족이 심각해진 이유는 중국 당국의 강력한 탄소배출 저감 정책호주와의 외교 전쟁으로 인한 석탄 수입 급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i) 중국 당국의 강력한 탄소배출 저감 정책
중국 중앙정부의 강력한 탄소배출 억제 정책으로 중국의 각 지방정부는 중앙정부가 내린 연간 에너지 소비량 목표를 맞추기 위해 올해 초부터 석탄의 대대적인 감산을 추진했다. 그 결과 중국 내 전력 공급난이 심각해지면서 중국 전역의 산업 현장의 일대가 혼란에 빠졌다. (중국 전체 전력 생산의 약 70%를 화력발전소가 담당하는데 화력발전은 거의 절대적으로 석탄에 의존한다.)

2020~2021년 중국의 월간 석탄 생산량 증가율(출처: 중국 국가통계국 홈페이지)


ii) 호주로부터의 석탄 수입 중지
중국은 그동안 호주에서 가장 많은 석탄을 수입해왔는데, 미·중 대립의 연장선상에서 호주와의 외교 갈등으로 호주산 석탄을 금지한 이후 석탄 부족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 중국은 최근 러시아 등으로부터 석탄 수입을 확대하며 석탄 수입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3. 유독 한국에서 요소수 부족 문제가 심각한 이유


다른 나라 상황은 어떨까?
옆 나라 일본은 2019년 기준 전체 암모니아 소비량의 78.3%(84.6만 톤)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자체 요소 생산 기반도 갖추고 있어 거의 자급자족이 가능한 상황이다. 게다가 일본은 비교적 디젤 차량의 비중이 낮으므로(승용차 판매대수 기준 전체 차량의 5% 정도),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다.

디젤차가 전체 차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유럽연합(EU)에서도 요소수 품귀 현상이 현재 진행형은 아니다. 자체 공급 체계를 구축한 덕분에 시중에 지속적으로 공급이 이뤄지고 있어 사회적 이슈가 되지 않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왜? 유독 한국에서만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토록 심각한 걸까? 그 원인을 다음 3가지로 정리해봤다.


1) 높은 디젤차(경유차) 비중

한국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 디젤차(경유차) 비중이 높은 편이다.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행 중인 차량 약 2600만 대경유차는 약 1000만대로 전체 차량의 약 38%를 차지한다.

유로 6가 적용된 경유차는 400만 대(15%) 수준이며 이 가운데 화물차가 약 200만 대다. 해당 차량들은 모두 요소수를 필요로 한다. 반면 미국과 중국, 일본은 디젤차 비중이 1∼3% 수준에 그친다. 그런데 유럽의 경우 디젤차 비중이 전체 차량의 40%를 차지한다. 유럽은 괜찮은데, 왜 한국은 안 괜찮을까? 그 이유는 바로 다음 2) 번으로 이어진다.


2) 100%에 가까운 對중국 수입 의존도

한국은 요소수의 원료가 되는 요소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중 97.6%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21년 1∼9월 통계치 기준) 실질적으로 요소 공급 전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국내에서도 요소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있었으나, 2010년대 초에 모두 없어졌다. 국내 요소 생산은 2011년 한국비료(현재 롯데 정밀화학)가 마지막이다. 롯데 정밀화학은 요소 생산 적자 끝에 2011년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생산을 중단한 가장 큰 이유채산성 악화 때문이다.

국내 기업은 중국, 러시아 기업과의 가격 경쟁 심화에 따른 채산성 악화와 순도 높은 요소수 생산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생산을 중단했다.

낮은 가격 경쟁력으로 채산성이 좋지 않은 건 일본이나 유럽 등 여타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일본이나 유럽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급자족이 가능한 요소 공급체계를 구축했다. 요소는 물류, 운송 등 사회 인프라 유지를 위한 필수 원자재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는 요소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갖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왜 그러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바로 다음 3) 번으로 이어진다.

3) 극 효율 지상주의가 낳은 폐해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율'을 최우선시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채택해왔다. 반도체, 스마트폰 등 이윤이 높은 분야의 생산 체제는 강화하는 한편, 채산성이 좋지 않거나 제조 기술력이 충분치 않은 분야는 직접 생산하는 대신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온 것이다.

그 결과 요소를 비롯해 마그네슘, 알루미늄, 망간, 흑연사회 인프라에 필수적인 원자재의 해외 수입 의존도(특히 중국)가 갈수록 높아졌다. 효율성과 단기적 이윤 창출에 치중한 결과, 국가 경제가 치명적인 구조적 결함이 발생한 것이다.




4. '제2의 요소수 대란'을 막으려면


사실상 요소 부족 사태의 조짐은 올해 5월부터 감지됐다. 5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톤(t)당 332달러였던 요소 수출가격이 5월 중순 이후 오르기 시작해 9월에는 400달러를 넘어섰다. 요소의 국제 가격이 톤(t) 당 400달러를 넘어선 것은 8년여 만이다. 9월 들어서는 사상 처음으로 t당 500달러를 돌파했고,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가 시작된 10월 들어서는 700달러를 넘겼다.

중국 내 요소 생산 감소 움직임을 감지한 인도 정부는 지난 9월 중국산 요소 수입량을 전월 대비 317.8% 이상 크게 늘리며 물량 확보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요소 수입의 97%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뒤늦은 대처로 인해 국가 전체가 큰 혼란을 겪게 됐다.

출처: 조선일보 기사


11월 15일 무역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요소를 제외하고도 우리나라가 수입량의 70% 이상중국 한 곳에만 의존하는 품목이 무려 79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28개 품목은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가 있을 경우 곧바로 제2, 제3의 요소수 사태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출처: 서울경제

강철을 제조할 때 필수 소재인 망간(99.0%)을 비롯해 형광등·네온등·수은 등에 사용되는 방전관(98.1%) 등 상당수 품목의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그네슘(94.5%), 아연도강판(93.8%), 흑연(87.7%) 등도 언제든 공급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품목이다. 특히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에 활용되는 필수 원료인 만큼 중국의 수출 제한 시 국내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앞으로도 제2, 제3의 요소수 사태가 발발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향후 또 이런 사태가 발생했을 때 이번 요소수 부족 사태처럼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으로 대처한다면 국가 경제안보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 국가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경우, 수입국을 다변화해 리스크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국제 원자재 수급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수입 재고 물량을 넉넉히 확보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마그네슘, 알루미늄, 흑연 등 국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필수 소재만큼은, 단기적인 이윤 추구와 극 효율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국가경제안보 차원에서라도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특정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수입국을 다변화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최소한 자급자족은 가능한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필수 원자재 생산 기업에게는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생산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참고 자료: 연합뉴스, 서울경제, 야후 뉴스, President Online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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